2025년을 돌아보며
2025년은 사실 쉽지 않은 순간들의 연속이었다.
겉으로 보기엔 일을 하고 있었고, 개발을 하고 있었고, 하루하루는 흘러갔지만 마음 한편에는 계속 불안이 자리 잡고 있었다.
회사에 대한 불안감
회사가 경영상으로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권고사직 리스트에 내 이름이 올라갔다. 다행히 팀장님이 나를 좋게 봐주셨고, 그 일은 무사히 지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한 번 생긴 불안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다음엔 아닐까?’ ‘이 회사에 계속 있어도 괜찮을까?’ 그 이후로는 안정감보다는, 언제든 흔들릴 수 있다는 감각이 더 크게 남아 있었다.
성장에 대한 불안감
우리 회사는 B2B 서비스다. 트래픽이 폭발적으로 몰리는 구조는 아니고, 하루에 약 2,000건 정도의 insert가 발생하는 정도다.
서비스는 잘 운영되고 있었고, 회사는 돈을 벌고 있었지만 개발자로서의 성장은 다른 문제였다.
2025년을 맞이하면서 ‘나는 성장하고 있는 개발자일까?’라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운영 경험이 쌓이는 건 분명 의미 있었지만, 이 환경에서 내가 더 단단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은 계속 커져갔다.
쉽지 않았던 이직
그래서 이직을 준비했다.
돌이켜보면 2025년에만 300군데 이상 지원한 것 같다. 그중 서류 합격은 아마 15군데 정도.
확률로 보면 약 5%. 이력서와 면접 멘토링에만 50만 원 넘게 썼다.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듣고 싶었고, ‘내가 어디가 문제인지’라도 알고 싶었다. 그만큼 간절했고, 그만큼 쉽지 않았다.
반복되는 탈락의 순간들
서류 합격이 적었지만, 그래도 몇몇 대기업에서 면접 오퍼가 왔다.
그래서 예상 면접 질문만 100개 이상 정리했고, CS 질문도 하나하나 직접 답변을 만들어 준비했다. 그렇게 준비했음에도 결과는 늘 1차 면접 탈락이었다.
면접 하나가 끝날 때마다 배움은 있었지만, 그보다 더 컸던 건 절망감이었다. ‘내가 정말 부족한 걸까?’ ‘도대체 뭘 더 해야 하지?’ 스스로를 계속 의심하게 되는 시간들이었다.
그러다 다가온 2026년
서류 합격률이 5%여도 제출은 멈추지 않았다. 그러다 한 회사에서 면접 제안이 왔다.
규모는 괜찮았지만 리뷰는 썩 좋지 않았고, 2년 전 권고사직 이슈도 있었다.그래서 더 불안했다. 그럼에도 시도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2025년에 겪었던 모든 탈락의 경험들이 이 순간에 큰 도움이 됐다. 예상 질문, CS 질문들은 이미 정리되어 있었고
머릿속에도 70% 이상은 항상 정리된 상태였다. 면접 준비 자체가 어렵지는 않았다.
1차 면접
1차 면접은 생각보다 쉬웠다. 헷갈리는 질문이 1~2개 있었지만 대부분은 차분히 답했다. 면접이 30분쯤 지나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회사 복지 이야기, 요즘 어떤 개발을 하고 있는지, 회사 소개를 길게 해주셨다.
그땐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 회사 괜찮은데, 같이 해볼래요?”라는 신호였던 것 같다.
3일 뒤, 합격 연락이 왔다.
2차 면접
2차 면접은 CTO님과의 면접이었다. 사실 조금 망했다고 느꼈다. 예상하지 못한 질문들이 나왔다.
가장 기억에 남는 질문은 이거였다.
“GC에서 Stop-The-World가 발생하면그동안 들어오는 요청들은 어떻게 처리되나요?”
당황했지만, 순간적으로 Queue라는 개념이 떠올라 요청을 쌓아두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나중에 찾아보니 완전히 틀린 답은 아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리고 4일 후, 최종 합격 연락이 왔다.
최종 합격 이후
합격했다고 바로 옮겨야겠다고 마음먹지는 않았다. 연봉 협상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이력서 멘토링을 정말 자세히 봐주셨던 멘토님과 상의했고, 내가 받고 싶은 최소 연봉보다 조금 더 높게 불렀다. 솔직히 상황이 상황(취업, 경제 등)인지라 10%만 올라줘도 감사해야 하나 싶었다.
그런데 이틀 뒤, 제시한 연봉이 그대로 수락됐다. 기쁘면서도 불안했다. ‘내 연봉이 너무 낮았던 걸까?’ ‘아니면 나에 대한 기대치가 큰 걸까?’
결국 오퍼를 수락했다.
하지만 마음이 완전히 편해진 건 아니었다. 이 회사에는 과거 권고사직 이력이 있었고, 규모에 비해 리뷰도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이 선택이 정말 맞는 걸까?’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지금 회사는 어땠을까? 권고사직이 없었나? 있었다. 리뷰는 좋은가? 솔직히 그렇지도 않았다.
그래서 퇴사를 결심하게 되었다. 현재 경제 상황에서 권고사직이나 최소한의 퇴직 희망 제안이 전혀 없었던 회사는 아마 없었을 것이다. 어디를 가든 불안은 따라올 수밖에 없다면, 한 번 가보자는 쪽을 선택했다.
현 회사 팀장님과의 면담
퇴사를 말씀드리고 팀장님과 면담했다. 그리고 울었다. 묘하게 고등학교 졸업하는 기분이었다. 신입인 나에게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좋은 팀원, 좋은 팀장님을 만났기에 떠난다는 사실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사실 지금도 불안하다.
새로운 회사, 새로운 환경, 새로운 업무, 새로운 사람들.
과연 내가 잘 적응할 수 있을까?
하지만 그렇다고 지금에 머무를 수는 없었다.
어차피 새로움은 계속된다.
지금이 아니어도 언젠가는 마주해야 할 변화라면 조금 더 빨리 선택해보기로 했다.
남아 있는 시간 동안 지금의 회사와도 좋은 기억으로 잘 마무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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